트렌버들의 생일같은 일상 😗 채 들지 않은 단풍
아직 지지 않은 꽃
산비장이는 여러해살이 풀로 햇볕이 잘 드는 산지나 들에 주로 자라는 식물입니다. 줄기가 곧고, 어른 팔꿈치에서 길게는 허리춤까지 높이 자라며 꽃은 한여름부터 가을 초입인 10월까지 피어있습니다. 찬 바람이 불고, 단풍이 산과 들을 덮어 나무들이 겨울맞이를 할 즈음 산비장이도 눈꽃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얼마 전 주말 강원도 태백에서 인적 드문 싸리재를 자전거로 오르며, 이제 막 드문드문 들기 시작한 단풍이 못내 아쉬워 느리게 느리게 가던 중 문득 채 들지 않은 단풍이 조금씩 늘어나는 머리의 새치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치가 늘며 지혜도 함께 늘었으면 하는데, 오르면 덥고 내리면 추운 이 얄궂은 가을 날씨의 대처법은 그저 쉬지 않고 가는 일뿐이라는 현실이 지금 이 시기, 이 나이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줄기 햇살에 몸 녹이다 그렇게 너는 또 한번 내게 온다
- 박효신 <야생화> 中
어느 노래 가사처럼 어딘가 숨어있다 문득 눈에 띈 야생화는, 채 들지 않은 단풍과 다르게 아직 줄기에 굳건히 붙어 아직은 질 때가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채 들지 않은 단풍이 아직은 설익고 불완전한 우리 젊음이라면, 아직 지지 않은 꽃은 열정 같았습니다.
산비장이의 꽃말은, 추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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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케이웨더
돌아오는 주에는 강원도 설악산부터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K웨더에 따르면, 설악산은 10월 19일경, 서울의 북한산은 10월 말, 서울 이남 지역은 그보다 늦거나 비슷하게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 하니 참고하시어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서울 근교는 청평 인근 호명산의 단풍이 장관입니다. 드라이브코스로도 좋고 인근 카페와 맛집도 많아 가을 나들이로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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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이한다’는 말은 그 자체로 이미 선한 분위기입니다. 두 팔 벌려 환대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맞이한다는 의미의 영어 표현은 ‘hospitality’입니다. 라틴어 ‘hospitale’이 어원이며, 심신을 회복한다는 본의에서 hostel, hotel, inn, hospital 등의 파생어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즉, 맞이하는 이(host)가 손님(guest)을 맞는 일은 심신이 회복될 정도로 편안한 배려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맞이한다’는 단어의 속성은 양방향성이라고 합니다. 좋은 분위기의 만남은, host와 guest의 상호 환대의 과정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들어서면, 분위기나 맛보단 대체로 점원의 배려 깊은 태도가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기분 좋은 여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배려는 친절함과 같기도 또 다르기도 합니다. 나는 익숙하고 상대는 어색한 무언가를 나의 노력으로 채우고, 상대도 익숙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배려의 실체가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모르던 프로모션 혜택을 챙겨서 결제를 도와준다거나, 짐이 많은 방문객을 위해 출입문을 잠시 붙잡아 먼저 지나가게 해 주는, 그런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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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경우에 타인을 마주합니다. 그중 회사에서는, 나를 제외한 모두가 타인이자 동료이고, 방문한 모든 이들이 손님입니다. 우리의 행동이 곧 자신, 그리고 우리가 속한 조직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배려있는 맞이함 어떨까요? 택배 아저씨, 청소 아주머니, 심지어 잘 못 찾아온 타 층의 방문객까지 좀 더 여유 있는 표정과 태도로 대하는 행동이 나와 내 주위의 동료들에게 좋은 변화의 출발이 될 것입니다.
손님은 손(孫)에 ‘-님’ 자를 붙여 높이는 형태로 많이 씁니다. ‘찾아와 맞이하는 이’란 의미의 한자는 ‘객(客)’, 영어는 ‘게스트(guest)’라 표현합니다. 우리말에서 유독 ‘님’을 붙여 높이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의 문화가 우리를 찾아오는 이를 존중의 마음으로 맞이하는 것을 더 중요하고 기분 좋게 여겨서가 아닐까요?
다, ‘님’이라 불렀던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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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글은 에디터가 원티드 인살롱에 기고한 글 일부를 각색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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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ber's day Diary
“처음 잭을 만난 건 트렌비에 입사한 지 오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신규 입사자 모임에서 처음 인사할 때, 비록 마스크로 가린 얼굴이었지만 눈빛에서 느껴지는 어떤 기운이랄까요? 좀 남다른 데가 있었습니다. 남자답다, 멋지다, 그런데 한없이 부드럽다 고 느꼈던 것 같아요" - 케니
변하지 않는 가치
with 잭, Trenbe ROPS
아쉽게도 오래 함께하며 알아갈 시간도 없이, 잭은 트렌비에서 입사자 동기들을 만나고 곧 해외로 출국해 트렌비의 이탈리아 캠프를 담당하며 현지 생활을 시작합니다. 물리적 거리 때문일까요, 이후 간혹 전체 소통채널에서 가끔 이름을 볼뿐, 따로 대화를 하거나 협업을 할 기회도 없었는데, 최근 많은 변화 속에서도 해외에서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잭을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매너 있고, 또 그 매너가 가볍지 않은 딱 젠틀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잭은 현재 트렌비 리세일 ROPS의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잭에게 궁금한 것이 많아 트렌버스 데이에서 신중히 질문을 선별했습니다. 그의 개인적인 삶과 철학, 비전, 그리고 트렌비에서의 일이 궁금했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다시 떠오른 한 가지 질문은 그의 통찰력으로부터 위안을 얻고 싶은 트렌버로서의 순수한 궁금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어려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우리에겐 어떤 비전이 있나요?”
잭의 명쾌한 답으로부터 이런 이탈리아 명언이 떠올랐습니다.
'스페로, 스페라 (spero spera) -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
희망 정도가 아닌 확신이었습니다. 잭과 같은 동료와 함께인 우리가 내쉬는 숨은 보통 숨이 아닌, 거칠거나 부드러운 그런 강약의 밸런스가 조화로운 심호흡일 것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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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ber's day Event
"그냥 교복만 입었을 뿐인데,
회사가 갑자기 모의고사장으로 변하지 뭡니까"
트렌비에 난데없는 교실이 펼쳐졌습니다. 부산 사투리를 쓰는 이상한 선생님은 다짜고짜 사랑의 매를 들며, 이 난해한 문제를 다 풀지 못하면 나가지도, 간식을 먹지도 못한다고 윽박지릅니다. 착한 트렌버들은 시키는대로 열심히 문제를 그리고 정성스럽게 풀어 나갑니다. 물론, 일부 트렌버는 문제보단 베스트드레서 상과 응원상에 더 큰 관심이 있었던것처럼 보였지만 말입니다.
이번 이벤트의 취지는 우리가 일하며 궁금한 모든 것들을 편하게 묻고 답하고, 모든 기획은 타당한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설득하고 납득시키는 트렌비만의 본질접근법 3Whys를 좀 더 친숙하게 접하고 내재화하자는 것입니다. 한 번의 이벤트로는 가능할 리 없겠지만, 많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머리에서 김 모락모락 나던 트렌버들로부터 확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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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3등: 케이, 라라/초이, 썸머
- 베스트드레서: 조이, 수우, 루이
- 응원상: 주나, 세라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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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ber's Culture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도시락은 추억이고, 위안이고, 한 끼의 따스함이다. 처음 책 제목을 접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 표지 뒤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추억이고, 위안이고, 따스함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첫 줄을 읽어나갔고, 아직 절반 쯤 읽은 책에는 심금을 울리는 많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봐야 부질없는 짓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단념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잃어버린 소중한 존재를"
이 문구에서는 우리가 자주 체념하고 단념하는 우리들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창시절 작은 오해로 시작된 갈등이 친구와 멀어지게 했고, 가슴에 응어리로 남았지만 애써 지금만 살고자 노력해 결국 소중한 존재를 잃는 것이 습관처럼 쉬워져버린, 우리 일상과 같다고 말이죠. 오래 된 도시락가게 주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삶의 에피소드는 밀리의서재에서 ... (11월 19일까지 무료 이용 가능한 밀리의서재 x 트렌버 프로모션 관련 문의는 @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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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버스데이
컬처라운지
트렌버스데이에서는 북토크를 시작으로, 트렌버들이 자유롭게 참여 가능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책을 함께 읽고, 많은 트렌버께서 북토크에 참여해 주셨는데요, 8월부터는 전시회를 선정해 트렌버와 함께 관람하고 관련된 감상과 인사이트를 교류하는 유의미한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트렌버스데이 컬쳐 라운지 'C-Lounge'에 방문하시어 10월의 전시회 <장루이스 특별전>을 살펴보시고 이후 업로드될 트렌버들의 컬쳐토크에 궁금하신점도 댓글로 문의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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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버스데이는 트렌버들의 문화공간 입니다. 엄청난 우연으로 우리가 만나 함께 일하게 된 행운이 만들어낸 모든 의미 있는 것들을 기록하여 문화로 남기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고, 그런 우리만의 문화를 널리 알려 트렌비와 트렌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두 번째 목적입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히 매력적인 이 여정에 동참하는 일은 자유입니다. 그런데 아마, 보고만 있긴 어려울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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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버스데이는 트렌버 여러분의 낙서장입니다. 나와 내 주위 동료들의 소식이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아래 연락처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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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비에서 일하는 트렌버들의
생일 같은 일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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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버스데이
Publisher: 트렌비 피플팀 | Editor: 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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